외환시장불안여파가 원화자금시장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종금사들의 경우 외화자금은 물론 원화자금도 제때 결제하지 못해 무더기로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으며 시장실세금리도 연중 최고수준으로 상승했다.

11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 13.0%를 기록, 전날의
12.90%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회사채수익률이 연 13%대로 상승하기는 지난 3월24일(연 13.0%)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는 올 최고수준이다.

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도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연
13.95%에 형성됐다.

특히 하루짜리 콜금리는 은행들의 종금사에 대한 콜론기피로 전날의 연
13.85%에서 14.10%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이처럼 원화자금시장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이 달러화를
매각하는 대신 원화를 흡수, 시중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있는데다 종금사들의
달러화매입을 위한 원화조달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종금사들의 신용도에 불안감을 느낀 은행들이 종금사에 대한
콜공급을 꺼리고 있는 것도 자금경색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이날 6대시중은행은 콜자금을 제때 결제하지 못하는 종금사와 투신사
에 대해 긴급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신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부도)연장
조치"를 취하기로 결의,대부분 종금사들이 무더기로 부도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일부 은행들의 경우 종금사에 대한 콜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를 아예 폐쇄
하기도 했다.

종금사들은 원화자금결제를 위해 기업여신을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기업들
에 은행당좌대출을 일으켜 예금을 해주도록 요청, 7대시중은행 당좌대출잔액
은 10일 하룻동안 7천4백4억원이나 증가했다.

당좌대출소진율도 지난달말 32%에서 38.4%로 높아졌으며 당좌대출금리도
최고 연 17.3%까지 치솟았다.

관계자들은 외환시장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원화자금시장 경색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하영춘.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