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으로 기름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자 알뜰고객을 겨냥한
셀프주유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중 셀프주유소 보급에 소극적 자세를 보였던
쌍용정유가 지난달말부터 50여개 직영주유소에 셀프주유기를 설치중인 것을
비롯, 국내 정유5사가 일제히 셀프주유소확대에 나서면서 고객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7월 여의도에 셀프주유기 12대를 갖운 국내최대규모의 셀프주유소를
선보인 SK는 연말까지 셀프주유소를 전국 10여곳으로 확대하기 위한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LG칼텍스는 7월까지만 해도 6개에 머물렀던 셀프주유소를 10월까지 3개월간
11개를 추가, 17개로 늘린데 이어 내년에는 3백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 역시 셀프주유소 확대에 적극 나서 7월중 2곳에 불과했던
셀프주유소를 현재 5곳으로 늘렸으며 성과를 보아 현재 편의점을 복합운영
중인 16개 주유소에 모두 셀프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서울 돈화문주유소등 3개의 주유소에 셀프주유기를 설치해 놓고 있는
현대정유 또한 현재 서울지역에 한정된 셀프주유소를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셀프주유소 확산은 정유업체들의 휘발유값 인하경쟁이 환율급등으로
자취를 감춘후 정유사들이 휘발유를 조금이라도 싸게 넣으려는 고객을 겨냥,
판촉공세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관계자들은 셀프주유기의 대당 판매량이 지역에 따라 일반주유기보다
20~50%까지 더 많은 점을 보면 시장여건은 갖춰져 있다고 지적, 셀프주유소
보급은 자연스런 추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양승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