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런던=최인한 기자 ]

지난 1일 아침 일찍부터 프랑스 북부 해변도시인 칼레항에는 승용차와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몰려 들었다.

주말을 맞아 영국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프랑스 독일등 유럽지역 주민들이
영국 땅을 밟기 위해 도버해협을 건너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도버해협을 프랑스 고속철도인 테제베(TGV)가
다니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6월.

유러터널 개통이후 영국과 유럽대륙은 하나가 됐다.

섬나라로 대륙과 단절됐던 영국이 대륙과 철도로 연결돼 유럽의 통합
작업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프랑스 해변도시인 칼레와 영국 남부 폭스턴간 유러터널을 건너는데 25분
이면 충분했다.

고속철도 대신 승용차와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운송열차인 르셔틀
(Le shuttle)을 타면 땅 한번 안 밟고 차안에 앉은채로 파리에서 런던을
3시간이면 닿을수 있다.

유러터널을 이용하는 승용차만 해도 하루 평균 8천대를 넘는다.

한꺼번에 50여명이 이용하는 대형버스만도 하루에 두백여대가 르셔틀로
유러터널을 건넌다.

유러터널 건설로 영국과 프랑스의 거리는 크게 좁아졌다.

양국 주민들의 왕래도 이전보다 두배이상 늘어났다.

프랑스국철의 시모니부국장은 "파리와 런던을 잇는 "유러스타"의 개통으로
영국은 더이상 섬나라가 아니며 유럽 국가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고속철도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서 유럽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은 건축을 사랑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자부심과 기술력을
한껏 드러내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최초로 이미 1백여년전에 지하철을 뚫는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도 지역적으로 낙후된 프랑스 남부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고속철도
와 도로 건설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1년 파리~리용간에 상업운행을 시작한 TGV는 17년간 한건의 인명사고
없이 시민의 발이 돼왔다.

올들어 프랑스 TGV는 벨기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독일등 유럽통합 노선
으로 확장돼 유럽인들의 발이 되고 있다.

프랑스는 이들 4개국 외에도 현재 알프스산맥을 뚫어 이탈리아와 고속철도
를 연결키로 합의한 상태.

유럽 전역이 프랑스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프랑스 고속철도 북선과 연결되는 유럽통합노선(탈리스 TGV)은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 4개국의 합의로 TGV 차량이 선정돼 운영되고 있다.

이 노선을 달리는 TGV차량은 최첨단 TGV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업속도가
시속 3백km로 4개국 도시를 빠르게 연결하고 있다.

파리에서 브뤼셀은 1시간 20분, 암스테르담 2시간 50분, 퀼른까지 3시간
이면 닿는다.

프랑스는 국토의 균형 개발을 위해 오는 2000년까지 전국에 걸쳐 총연장
3천5백km의 고속철도망을 깔 계획이다.

남동노선은 운항중인 파리~리용 노선을 발랑스와 마르세유까지 연장 건설,
스페인의 TGV와 연결한다.

동선은 파리에서 렝스 메츠 낭시 스트라스부르를 연결한뒤 룩셈부르크와
독일까지 연장한다.

신선인 남서선은 보르도와 툴르즈까지 건설한후 스페인과 연결된다.

시속 2백70km의 초고속으로 달리는 TGV는 유럽시민들의 교통수단이 됐다.

낙후된 지역을 빠른 시간내 연결시켜 지역개발에 기여하고 있고 유럽전역을
편리하게 연결한다.

또 TGV의 탄생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기업인 프랑스국철(SNCF)
도 극적으로 살아났다.

외국으로부터 수주도 늘어나 국가경제 발전에도 활력소가 됐다.

프랑스의 성공적인 고속철도 건설사업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간 균형개발과 21세기 남북통일시대를 대비해 성공적으로 고속철도를
건설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부고속철도 건설의 성공여부는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시금석이 될것이
분명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