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사의 부실여신규모가 최근 한달새 1조6천억원이 증가, 종금업계에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의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끝난 지난 9월말 이후
지난 4일까지 23개 종금사가 1조6천9백25억원의 부실여신이 발생했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담보를 제외한 순부실 여신만도 1조6천1백38억원에 이르고 있다.

부실기업별로는 기아그룹에 대한 부실여신이 1조4천6백17억원으로 가장
많고 종금사 가운데서는 대한종금이 3천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한은특융을 받은 16개 종금사 가운데서는 경남종금을 제외한 15개
종금사가 부실여신 발생을 공시했다.

그러나 만기도래하지 않은 부실여신까지 포함하면 종금사가 공시할 부실
여신은 앞으로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다 종금사가 1조9천억원이나 여신한 최근 부도처리된 해태의 향후
거취로 불투명해 부실여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종금사들이 해태그룹을 회생시키위해 추가융자를 추진하는것에는
부실여신 급증으로 공멸할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종금업계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쌍방울그룹에 4천3백억원의 거금을 지원해준 종금사들도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이후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쌍방울이 담보제공을 미루고 있는데도 별 대응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금사 M&A(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종금사의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종금업계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소재 종금사 사장은 "정부가 부실종금사와의 합병을 유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부실채권에 대한 가치산정 기준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