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들의 통화위기에서 비롯된 경제난으로 이지역에 대한 한국
자동차수출이 사실상 끊길 정도의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자동차는 태국에서 현지부품조립생산(CKD)을 검토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업체로서 동남아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에 상반기까지만해도 월평균3백-2천대를 수출했으나 통화위기
가시작된 7월부터 한대도 팔지 못하고있다고 4일 밝혔다.

강문석기아자동차수출담당상무는 "기아자동차가 부도위기를 맞았던
국내상황과 관계없이 동남아현지의 통화위기로 이지역 수출이 끊겼다"며
"현재는 이미 수출해놓은 차를 재고처분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상무는 "현재로선 이 지역수출을 늘릴 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심중"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상반기 태국에 1천1백91대를 수출했으나 8월이후
수출실적이 없다.

필리핀에 대한 수출도 상반기 월평균1백대수준에서 7월 21대, 8월 2대,
9월 9대로 격감했다.

현대자동차는 태국의 경우 완성차관세가 지난달 15일 42%에서 80%로 뜀에
따라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보고 그동안 중단했던 현지부품조립
생산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우자동차도 인도네시아에 상반기만해도 월평균 60대를 수출했으나
7월들어 월평균 36대밖에 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업계는 이 지역에 대한 수출부진을 중남미와 유럽지역에서 만회,
전체적으론 작년보다 다소 나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