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남미 등 이른바 이머징마켓에 대거 투자한 종금사들이 이 지역
채권가격급락으로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종금사들은 외화부족으로 대부분 러시아와 남미지역
채권을 매입하면서 해당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투자해 왔으나 최근
채권가격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면서 추가담보 요구및 담보부족분에
대한 현금상환 요청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종금사 관계자는 "10월 중순이후 러시아와 남미지역 채권값이 떨어지기
시작, 최근 10~20%까지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였다"며 "최초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연내 회복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와 남미지역의 경우 거시경제지표가 좋은 탓에 일부 종금사를
제외하곤 10월들어서도 상당수 종금사들이 꾸준히 투자를 늘려와 채권가격
급락에 따른 피해가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종금사들은 담보로 제공한 채권값 하락으로 인한 담보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적게는 1백만달러에서 많게는 2천만달러에 이르는 추가 외화
자금수요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