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비용줄이기에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보유중인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매각하는 회사까지 나타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선경 등 대기업그룹들은 사무경비 및 광고비
축소, 행사 및 협찬 취소 등 기존의 비용절감으로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판단, 불요불급한 골프장회원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골프장 회원권의 경우는 1구좌당 1억~4억원으로 자산가치가 높은데다
영업에 필수적인 경우가 많아 기업이 이를 매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그룹의 경우는 최근 그룹 전계열사에 가능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는
골프회원권 매각 방안을 포함시켰다.

보유회원권 50%의 매각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의 국내 상주임원은
2백50명에 달해 2명에 1개가 배당되는 보유회원권은 최소 1백2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50%인 60여개 회원권을 매각할 경우 60억~2백0억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이밖에 임원이 1백50여명인 삼성물산과 80명인 삼성중공업 등도 경비절감을
위해 골프장회원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경비절감 방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선경그룹의 경우도 보유 서화까지 파는 등 대대적인 비용절감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선경이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부서가 아닌 경우 골프장 회원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여타 크고 작은 그룹들도 구조조정차원에서 법인소유 골프회원권
매각을 서두르고 있어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이 앞으로 회원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골프회원권 매각은 비용절감과 솔선수범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특단 조치로 보인다"며 "삼성과 선경의 재계 위상으로 볼 때
불요불급한 골프장회원권을 매각하는 업체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