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다자간투자협정(MAI)이 타결될 경우 금융 유통 통신 등
서비스분야가 집중타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분야는 국내 투자환경이 열악해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 분야도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가 허용될 경우 서비스업
진출을 통해 국내 기반을 닦은 외국업체들에 우회 공격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MAI의
산업별 영향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국내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개방이 지연됐던 서비스분야에 외국인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벌일 MAI
유보협상은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부문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 서비스업에 예상되는 충격 <>

대자본이 필요한 금융 유통 통신서비스 등 분야는 외국자본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이 분야에 대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극히 취약한 상태여서 MAI가
타결되면 집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기관투자 등 도매시장에 있어 시장의 잠식정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외국증권사의 자산운용기법이 국내사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

주가형성에 있어서 국제적인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한편 내외금리차의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생명보험 보다는 손해보험이 외국보험사에 대한 유인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보험 및 특종보험은 인수기술과 위험관리능력 등이 우위에 있는
외국 손보사의 진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국내 기업성 일반물건의 이탈이
예상된다.

<>유통= 저금리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막강한 자금력과 우수 상품,
선진물류 노하우를 보유한 다국적 유통업체가 시장을 유린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산업경쟁력의 낙후도가 심한 국내 유통산업의 구조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적대적 M&A가 허용될 경우 국내시장 잠식의 심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외국업체들이 부지 및 유통망 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 대한 타파수단으로
M&A를 적극 활용할 것이 분명해서다.

<>통신서비스 =외국통신업체의 국내 진출로 많은 사업자의 출현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국내 통신시장에서 공정경쟁 보장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이다.

회선재판매 사업의 경우 외국업체들은 99년부터는 합작투자를 통해,
2001년부터는 단독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업 =외국기업들은 한국내 거점확보를 위해 중소업체에 대한 인수나
합병을 시도할 것이다.

국내 대형 해운업체도 M&A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대응전략 <>

기업들은 특히 적대적 M&A 허용여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을 제외한 대부분 업계는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등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신 상업 및 현금차관 등을 조기에 확대해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기업들은 따라서 정부가 개방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의 협상에서
최대한의 유예나 유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MAI참여국이 OECD국가에 그친다면 회원국 중 경제발전도가
낮은 우리나라가 잃는 것이 많다며 우리의 투자대상국인 개도국들의 참여
확대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