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거나 소실되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회전운동에너지로 바꿔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원래의 전기에너지로 재생해 꺼내 쓰는 플라이휠 에너지저장
시스템의 실용화가 임박했다.

한국기계연구원 구조시스템연구부 최상규 박사팀은 지난 94년부터
한국전기연구소 충남대 한양대 항공대 등과 학.연공동으로 개발해온 5백W급
"플라이휠 에너지저장시스템"의 최종 성능평가시험에 돌입했다.

이 연구과제는 통상산업부 산하 에너지절약기술개발 지원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에너지절약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지난 3년여간 총 7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이 시스템은 <>소형 전동발전기 <>직경 30cm, 길이 20cm, 무게 20kg 규격의
복합재 플라이휠 <>진공펌프 및 용기 <>자기베어링 제어부 <>에너지 입출력
제어부로 구성되어 있다.

전동발전기는 플라이휠을 돌려 입력되는 전기에너지를 회전운동에너지로
저장했다가 필요시 전기에너지로 다시 출력해 주는 핵심부품.진공펌프는
공기마찰로 인한 회전력감소를 위해 플라이휠과 전동발전기가 내장된 용기의
고진공상태를 유지해 주는 기능을 한다.

베어링도 비접촉식인 자기베어링을 채택, 접촉마찰로 인한 에너지손실을
극소화했다.

이 시스템의 플라이휠 회전속도는 최대 6만rpm이며 최대 저장에너지는
5백Wh.

필요할 때는 6~10kvA(정격전압 1백10V)용량의 전기를 3분가량 뽑아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단 저장된 에너지는 수주일동안 유지되며 전기를 뽑아쓰는 등의 플라이휠
회전력감소요인이 생길 때마다 순간적으로 전기를 공급, 회전력을 유지해
주면 된다.

최박사는 "국내 처음으로 제작한 전동발전기를 비롯해 초고속 회전에도
견딜수 있는 복합재 플라이휠, 무접촉 자기베어링 등 모든 핵심 요소부품을
순수 우리기술로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 시스템의 운전신뢰성이 확보될 경우 컴퓨터용 무정전전원
장치나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의 배터리대체품 등 저공해 고효율 무보수의
차세대 보조전원장치로 광범위하게 활용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이휠 시스템은 양수발전, 압축공기저장과 같은 기계적 에너지저장방식
의 하나로 화학전지처럼 소형화 모듈화가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저장시스템
으로 꼽힌다.

이에따라 미국 독일 일본을 포함한 선진각국에서는 이 시스템의 개발연구에
일찍부터 나서 상용화제품을 선보이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새트콘사가 80년대초부터 이 시스템을 개발, 인공위성용 보조
동력장치로 활용하고 있으며 우주항공국(NASA), 국립 로렌스리버모어연구소,
아메리칸플라이휠시스템, 웨스팅하우스, 포드, 크라이슬러사 등이 이
시스템의 상용화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은 네오플랜사가 노면전차에 이 시스템을 장착,제동시 소실되는 에너지
를 회수하는데 활용하고 있고 BMW사도 관련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 역시 원자력연구소와 미쓰비시자동차 등이 독자개발한 시스템의 성능
향상에 나서고 있는 등 순수에너지저장용과 보조동력원으로 이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