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가 중형 승용차 "KPQ"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출사표를 던지는
98년 3월.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같은 시기에 신차들로
"맞불작전"을 펼 예정이어서 내년초 차업계는 신구 세력간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상된다.

삼성의 KPQ는 기술제휴선인 일본 닛산자동차의 "맥시마"를 기본 모델로 해
2천cc급과 2천5백cc급 등 두종이 나온다.

특히 프로젝트명 KPQ-2로 명명된 2천5백cc의 경우 6기통 VQ엔진을 달아
동급 최대인 1백90마력의 출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

또 유럽형의 묵직한 차체에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여 중형차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살렸다고 삼성은 설명한다.

KPQ는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가 3월에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삼성이 중형 승용차로 도전장을 내밀자 현대도 동급 차종으로 응전태세를
갖췄다.

현대의 신병기는 "EF"(프로젝트명).

현대는 이 차가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쏘나타의 후속 모델이 아닌
완전한 의미의 신차라고 말한다.

기존 쏘나타에 비해 실내 공간을 넓혀 승차감을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또 차의 외관을 둥글게 다듬고 앞부분을 늘어 뜨려 중형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전장 헤드램프도 "물방울형"을 채택,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개발하는데 4년여 걸렸다.

삼성의 "KPQ"의 시판 시기와 비슷한 내년 3~4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는 1천8백cc급과 2천cc급 두종이 나온다.

미국 시장에는 내년 가을께 3천5백cc급 V-6엔진을 단 대형승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우는 내년 3월 티코 후속 모델인 "M-100"으로 "신차 전쟁"에 가세한다.

물론 주 타깃은 현대의 새 경차 "아토스"다.

그러나 대우가 판매 시점을 이때로 잡은 것은 삼성의 출현에 가만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M-100"은 아토스와 마찬가지로 길이 3.495m, 너비 1.495m의 제원을 채택,
현행 경차기준(길이 3.5m, 너비 1.5m)에 최대한 접근했다.

다만 높이가 1.485m로 아토스(1.63m)에 비해 조금 낮으나 오히려 아담한
느낌을 준다.

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엔진니어링 플라스틱 연료탱크를
달았다.

고강도 강판과 듀얼 에어백, ABS 등의 선택사양으로 안전성도 높였다.

기본모델외에 "M-100 스포츠", "M-100 스타일"(클래식형) 등 세종류가
있다.

이밖에 회사 사정으로 출시 일정에는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기아자동차도 올 연말과 내년초 사이에 세피아 헤치백형인 "슈마"와 정통
미니밴 "카니발"을 비롯, 5종의 신차를 쏟아낸다.

도쿄모터쇼에 출품된 이들 신차는 자동차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년에는 이래저래 "신차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