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버린 김선홍 전회장, 고민스런 박제혁 사장".

기아그룹 김선홍전회장은 29일 오전 회장직사퇴직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런가하면 김회장사퇴회견장에도 이례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던 박사장은
30일에도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전회장은 일본에 머물다 주말께 인도네시아로 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업무제휴선인 마쯔다관계자들을 만난뒤 기아가 사운을 걸고
추진해온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장을 찾아보기 위해서 라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은 수하르토대통령의 셋째아들인 후토모가 직접
추진하는 국가적인 역사.

김 전 회장은 개인적 능력으로 이사업을 따내다시피해 사실 그 어느
해외사업장보다 애착을 가져왔다.

기아그룹관계자는 김전회장이 자신이 떠나더라도 사업이 차질없이 이뤄지길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전회장이 해외제휴선과의 작별의식을 명분으로
내세워 골치아픈 국내를 상당기간 떠나있을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전회장없는 기아자동차의 가장 유력한 보전관리인으로 거론되는
박제혁사장 역시 진퇴문제로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장은 29일 김전회장사퇴 기자회견장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날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기아관계자는 "김전회장사퇴로 박사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것"라며
"몸과 마음이 괴로운데다 생각할 것이 많아 자리를 비운것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날 법정관리신청에 따른 기아자동차대표자 심문에도 박사장
대신 한승준 자문역이 참석했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