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 홍콩 외환시장에서 이뤄지는 원화 선물환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경제 환경 악화로 대달러 원화 환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외국 금융
기관 또는 펀드들이 싱가포르 등지에서 계속 원화 가격을 낮춰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및 홍콩 외환시장에서 형성된 달러 선물환 매도주문(오퍼) 가격은
1개월만기의 경우 지난 20일 달러당 9백44원에서 21일 9백80원으로 급등한뒤
지금까지 계속 상승, 24일 1천원을 돌파해 28일과 29일에는 1천25원을 기록
했다.

열흘이 채 못돼 무려 81원(9%) 오른 것으로 이는 최근 국내 경제 환경
악화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하락 소식이 이어지면서 외국 금융기관 및 일부
펀드들이 대거원 달러 선물환 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현물 환율이 달러당 9백60원대이므로
이자율 등을 감안한 1개월 선물 가격은 9백70원 정도가 적절하지만 외국시장
에서는 원화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프리미엄이 붙어 1천원이 넘게 거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들도 국내외 선물환시장간의 가격차이로 인한
단기 매매차익을 노려 국내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해 외국시장에서 매각하는
환투기에 가담, 달러화 프리미엄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와 홍콩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원 달러 선물환 거래액
은 불과 몇주전 하루 평균 2억~3억달러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5억~6억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