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이상폭락사태를 보임에 따라 은행들이 그동안 엄격하게 운용해왔던
주식손절매(Loss Cut) 실행을 일시 보류했다.

신한은행은 28일 "지난해 9월 로스컷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래 제도에 맞춰
주식을 운용해왔으나 최근 주식시장이 비정상적인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손절매를 일시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신규 매입종목의 현재주가가 장부가에 비해 20%이상 하락할 경
우 손절매하도록 하고 있지만 투자의견서를 첨부해 전무이사의 승인을 받을
땐 손절매를 보류할 수 있도록 한 주식 포트폴리오관리 규정에 따라 이처럼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행도 "주가의 가파른 하락으로 로스컷대상이 연일 속출하고 있다"며
"규정에 위배되긴 하지만 주가가 반등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은감원의 지침에 따라 손실을 최소화하기위해 로스컷
제도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를 엄격히 운용할 경우 오히려 손실이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일은행은 또 "최근 매입한 종목중 주가가 20%이상 하락한 종목을 로스컷
대상으로 분류해 전액 매도하는게 원칙이나 로스컷을 하기엔 부담스런 시점"
이라며 "오히려 매수시점인 것같아 주식을 운용하기가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설명했다.

하나등 후발은행등도 로스컷 종목의 손절매를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조흥 상업은행등은 올들어 신규 매입한 종목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
어서 로스컷에 대한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로스컷을 잠정 보류한 것은 주가가 그간 워낙 떨어져 현재 저점에
와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지만 리스크관리를 위해 도입된 이 제도가 주식운
용자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용되고 있지않느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