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회장은 27일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특임초빙교수 자격으로
"한국과 일본의 기업경영방식 비교"를 주제로 강의했다.

영어로 진행된 이날 강의에서 조회장은 한국식 경영의 특징은 수익성보다
성장위주의 정책을 추구한다는 점이라 지적했다.

또 대기업그룹들이 외형을 키위 지나치게 그룹랭킹을 높이는데 주력,
채산성악화로 인한 기업의 존폐가 위협받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강의내용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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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내부전쟁을 거치면서 개인의 삶보다 전체사회가 중요시된 일본의
국민성은 집단주의가 특징이다.

반면 한국은 잦은 외침속에서 지배층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해 혈연과
가족의 안위를 우선시하게 됐다.

기업운영에서도 이런 특성이 나타난다.

한국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한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결정이 신속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독단에 의한 시행착오
가능성도 높다.

일본은 합의를 통한 "바텀-업(Bottom-up)"방식이다.

결정이 늦어 실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합의후 추진속도는 빠르다.

한국기업은 오너승인만 있으면 바로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잘 수용된다.

일본은 "네마와시"(전체의 합의를 끌어내기위해 비공식회합등을 통해
벌이는 사전정지작업)를 중시,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도 조직일부가 반대하면
추진이 어렵다.

한국적 경영을 "감의 경영"이라면 일본은 "질의 경영"이다.

그래서 한국은 대체로 일의 정밀성이 떨어지고 끝마무리를 대충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일하기 전에 합리적으로 작업일정을 세우고 과정에 충실해
정확성이 뛰어나고 끝마무리를 완벽하게 한다.

사장선임은 한국은 오너단독으로 결정하고 계열사간 이동이나 외부영입이
많다.

일본은 사장, 회장이 사내에서 예측가능한 자를 차기사장으로 선임한다.

한국식 경영은 수익성보다 성장위주의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벌들은 외형을 키워 그룹랭킹을 높이는데 주력하며 무모한 경영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기업존폐가 위협받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이 조직에서 인정을 받으면 신바람이 나서 자발적으로 참여,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쉬운 점도 있다.

따라서 인센티브도입 등으로 개인의 창의력을 살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면 한국기업의 미래는 밝다.

<채자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