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24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장기)을
AA-에서 A+로 한등급 하향 조정한 것은 그동안의 한보 기아 등 대기업의
연쇄부실화를 반영한 것이다.

S&P는 경기가 호황이던 지난 95년 5월에 우리의 신용등급을 AA-로 한등급
상향 조정했다가 2년5개월만에 다시 원상복귀시킨 것이다.

S&P는 이미 지난 2일 한일 신한은행의 장기신용등급과 외환은행의 단기등급
을 한단계 하향 조정하는 등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AA-는 25개 국가신용등급중 네번째로 상급에 속하는 반면 A+는 5번째 등급
으로 중상위등급에 해당돼 국제신용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중상위등급인 A등급은 현재 안전성은 충분하나 장래에 손실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우리는 스웨덴 뉴질랜드 등과 같은 상급평가국가에서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와 같은 동남아국가와 같은 부류로 하향 조정된 셈이다.

S&P와 함께 양대 신용평가기관으로 인정받는 무디스사는 이미 우리의 국가
신용등급을 25등급중 5번째 등급인 A1등급에 고정시켜 놓고 있다.

이번 조정으로 국가신용등급을 인정받는 정부투자기관인 산업은행과 한전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으며 수출입은행도 하향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재정경제원은 이번 신용등급 하락이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자금
조달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대기업 부도로 차입금리가 크게 올라가 있어
더이상 추가적인 영향을 받을 여지가 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지난해 OECD에 가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졌다는 점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상은 말이 아니게 됐다.

멀지않아 발표될 무디스사의 국가신용등급 평가결과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