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의 보급확대에 따른 입식거주문화와 서구식 난방의 확산으로
카펫을 구입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카펫은 부유층의 전유물로, 또 대표적 사치성 소비재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이제는 웬만한 가정에는 카펫이 깔려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카펫의 보급확산에는 폴리프로필렌(PP)제품의 등장도 한몫을 했다.

값이 싸고 실용적인 PP 카펫의 등장은 ''카펫=사치성 소비재''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PP 카펫은 국내에 들어온지 6년여만에 양털과 실크가 주름잡던 국내 카펫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뀌어 놓았다.

카펫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실내생활에 안락감을 제공하는 것.

발의 피로를 줄여주며 방음 방열의 기능도 한다.

카펫은 또 인테리어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값이 싸졌다고 해도 수십만원은 하기 때문에 구입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
하다.

<> 카펫의 종류 <>

카펫은 소재를 기준으로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소재에 따라 값에 차이가 나며 만드는 나라도 다르다.

전통적인 카펫소재는 순모(양털)와 실크.

수천년을 이어온 이 카펫소재에 80년대들어 폴리프로필렌과 면이 추가됐다.

폴리프로필렌 제품은 인체에 덜 해롭고 값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 때문에
탄생된지 얼마되지 않아 전세계에 널리 보급됐다.

면제품은 거실이나 안방 전면보다는 탁자나 소파밑처럼 작은 면적에 깔때
쓰인다.

꼬마카펫인 셈이다.

이 때문에 매트 또는 러그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일본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소재이다.

제조국가별로 보면 크게 유럽산 중동산 아시아산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유럽의 벨기에 프랑스, 중동의 이란 이라크 터키 이집트,
아시아의 인도 네팔 중국등 외국산 제품이 국내 유통물량의 거의 전부이다.

이집트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에 속하지만 페르시아카펫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어 중동산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제일모직등이 순모및 PP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품질에서는 수입품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이나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명맥만을 이어가는 정도이다.

제조방법에 따라서는 수직과 기계직으로 구분된다.

실크는 수직,PP제품은 기계직으로만 만들지만 순모와 면제품은 수직
기계직이 모두 나온다.

같은 소재라도 가격은 수직이 당연히 비싸다.

<> 종류별 장단점 <>

순모제품은 보온성과 탄력성이 다른 제품에 비해 좋다.

값도 비싼 편에 속한다.

반면 잔털이 많이 빠지고 진드기등이 서식, 위생상 문제가 발생한다.

물세탁이 곤란한 것도 단점중의 하나.

실크제품은 손으로만 만들수 있는 최고가품이다.

한눈에 고급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실크 특유의 윤기가 나며 예술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관리가 가장 힘들어 수명이 짧은게 흠이다.

순모와 실크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중성을 확보하기위해 개발된 제품이
바로 PP제품이다.

서양인들과 달리 좌식문화를 갖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제품
이다.

위생적이어서 뒹굴어도 알레르기성 질환 등이 생기지 않으며 가격도
적당해 카펫대중화에 일조했다.

탄력성이 부족, 5년이상 사용하면 눌린 흔적 등이 다시 회복되지 않아
교체해야 하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 가격 <>

카펫은 5년전까지만해도 수입및 판매상들 사이에서 "노다지"로 통했다.

그만큼 마진이 좋았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수입업자들도 대거 몰렸고 경쟁은 치열해졌다.

경쟁열기와 반비례해 값이 떨어지고 보급확대에 따라 수요도 정체상태로
들어갔다.

카펫판매업체인 (주)대양의 이흥찬 차장은 "5년전과 비교하면 똑같은 상품
가격이 절반이하로 떨어졌으며 재고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업자와 매장에 따라 들쭉날쭉하지만 백화점매장의 경우 32평형
아파트에 적합한 2~2.5평짜리 카펫의 가격은 실크제품이 1백만~2백만원,
순모제품이 70만~1백10만원, PP제품이 10만~50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