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출근,회의도 인사동 찻집에서"

21일 (주)대교(대표 강학중) 보라매빌딩에는 한복차림의 남녀 사원들로
북적댔다.

도심 사무실에 때아닌 명절분위기가 연출된 것은 연초부터 "신나는
직장만들기"운동을 펼쳐온 이 회사가 사원들의 창의적 발상과 우리옷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이날을 "한복입는 날"로 정했기 때문.

대교는 이날 점심시간부터 오후8시까지 사내 한마음홀에서 "개량한복
전시회"및 "사원 한복 패션쇼"를 열고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장사익씨의
국악공연도 가졌다.

지난달 대전에서 전직원 대상 "눈높이 가요제"를 개최한 이 회사는
매달 주제가 있는 문화행사를 기획,사원들의 일체감과 공동체의식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강학중 대표는 세계연극제 기간중 입장권을 구입해 사원들에게
부부동반 관람을 권유하는 등 기업문화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행사때마다 아이디어를 직접 내놓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자 최근에는 "테마회의"도 등장했다.

회의주제는 문화탐방.

이달초 대구.경북지역 사업국장들이 아침 일찍 비행기로 상경, 인사동
찻집에서 전통차를 마시며 회의를 가진뒤 연극도 관람했다.

대교가 이같은 문화행사에 들이는 돈은 연간 30억원.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기업과 달리 "문화투자를 늘려 불황을
뛰어넘자"는 경영방침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