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끼리 판매연합전선을 형성, 내수시장 확보에 나서는 "전략적
판매제휴"가 탈불황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내기업간 "출혈경쟁"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경쟁일변도 보다는 경쟁과 협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선진기업형
"코피티션"시대가 국내업계에도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95년 37건이었던
국내기업의 전략적제휴건수는 96년 86건으로 2배이상 늘어났고 올들어서도
9월말 현재 1백건에 달하는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95년이후 기술제휴가 1백13건(50.7%)으로 가장 많았고
판매제휴는 90건(40.4%)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95년에 81%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던 기술제휴는 96년 46.5%,
올해는 43%로 점차 줄어드는 반면 판매제휴는 95년 16%에서 올해는 44%로
급증, 기술제휴를 제치고 "최고인기"유형으로 부상했다.

제휴선도 외국기업에서 국내기업으로 바뀌는 추세가 뚜렷하다.

95년에는 국내기업간 제휴가24.3%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4.2%, 올해는
59%까지 높아졌다.

반면 3년전 제휴선의 절반이상(51.4%)을 차지했던 미국기업의 비중은
올해 21%로 급감했다.

이같은 변화는 제휴의 목적이 "외국의 선진기술 습득"에서 "국내시장
포화와 경기불황 타개"쪽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국제화시대를 맞아 해외시장 진출이 늘어나면서 국내업체간 공동개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는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상의측은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제휴나 공동연구개발이 필수적인
전자 반도체(22.9%) 정보 통신(22%)등 첨단산업이 가장 활발한 제휴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또 은행 보험 증권 투신등 업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금융빅뱅의
대변화를 겪고 있는 금융산업(14.8%)도 신시장 개척을 위한 판매제휴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미국의 인텔, 일본의 도시바, 국내 경쟁사인 LG등과
전자업을 중심으로 각국의 다양한 파트너와 총 33건의 제휴를 맺어
"코피티션전략"의 선두를 달렸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