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부총리와의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현 금융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 은행은 물론 2, 3금융권이 모두 대출회수를 자제하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살수 있는 기업에 대한 협조융자방안을 논의하는가 하면 최대현안중의
하나인 기아사태에 관한 의견제시도 있었다.

이날 모임에서 밝힌 은행장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 소개한다.

<> 장철훈 조흥은행장 =우리 은행은 CP(기업어음) 연장을 잘해주고 있다.

조흥은행이 주도적으로 나서 해태 등 자금난기업에 협조융자를 해줘 위기를
잘 넘겼다.

은행들이 협조융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정지태 한일은행장 =살수 있는 기업과 살지 못할 기업 등으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

무차별 지원은 곤란하다.

기업들의 경각심을 제고하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 오광형 한일은행 전무 =더이상 부도가 나선 안된다.

한시적으로 패닉(공황) 상태를 막아보자는 것이다.

주거래은행이 제역할을 할수 있는 수단이 없다.

<> 신복영 서울은행장 =은행과 기업에 맡겨놔서는 부도사태가 끊기지
않는다.

과거 기업경영이 더 나빴을 때도 지금처럼 부도나지 않았다.

금융시스템의 문제다.

초단기자금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금융관행에 문제가 있었다.

은행노력만으론 한계가 있으므로 제2, 3금융권들이 채권회수를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여신구조가 은행중심으로 바뀌도록 개편해야 한다.

부도유예협약은 사실 도움이 안됐다.

<> 이규증 국민은행장 =신용리스크 보전차원에서 연기금의 금리입찰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 신명호 주택은행장 =한보 기아 때문에 종금사의 위기가 초래됐다.

부도고리를 끊기 위해 기아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한계기업은 충분히 정리됐다.

숨넘어갈때 지원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주거래 은행이 적극 나서 지원해야 한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은행들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부도유예협약으로는 더이상 안되고 협조융자를 해야 한다.

<> 홍세표 외환은행장 =성업공사에 대한 금융기관 출연금 등을 자산계정
으로 넣을수 있도록 조치해줬으면 좋겠다.

<> 김진만 한미은행장 =한시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하는게 바람직하지만
금융기관의 이해가 갈려 있기 때문에 협조에 한계가 있는게 아니냐.

<> 이동균 동화은행 전무 =기업도산을 막기위해 은행들이 공동실사를 하고
협조융자를 해줘야 한다.

<> 김승유 하나은행장 =제1금융권의 자금지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주거래은행
들이 너무 기업정보가 없는 것 같다.

<> 이수휴 은행감독원장 =은행연합회가 (신용)정보의 정확도를 높였으면
한다.

행장들께선 주거래은행 제도를 제대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여신할 때는 (개별기업이 아니라) 계열기업을 보고 해줘라.

<> 류시열 제일은행장 =현재 상태로는 어떤 기업도 살아남기 힘들다.

시장원리에 반하긴 하지만 비상사태라는 점에서 1, 2, 3 금융권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공동결의를 할 필요가 있다.

<> 정지태 행장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은행간의 자율협조 융자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1, 2, 3금융권이 모두 동참해야 한다.

재경원의 지침도 있어야 한다.

<> 이수휴 원장 =먼저 5대 시중은행 외환 신한 산업은행 등 8대 은행장들이
모여 협조융자에 관한 협약을 만들어보도록 하자.

<> 신명호 행장 =재경원의 지시나 통첩이 아닌 은행 자율로 해야 한다.

협조융자를 금융계의 아름다운 관행으로 만들자.

<> 이동호 은행연합회장 =지금의 금융상황은 특단조치가 필요한 비상시국
이다.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기아사태를 조기에 해결할 필요가 있다.

증시가 불안하면 금융전체가 불안해진다.

증시를 방치해선 안된다.

특단의 조치가 있기 전에는 돌파구가 없다.

협조융자 시스템만으론 안된다.

<> 이수휴 원장 =8개 은행장들이 일주일안에 협조융자를 위한 협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간사은행인 상업은행장이 주도해주길 바란다.

기아문제에 관해 많이 언급해주셨는데 해결방향에 관해 의견제시해달라.

<> 류시열 행장 =기아문제가 금융시장불안에 큰 요소인 것을 잘알고
있다.

기아문제가 풀린다는 것은 기아의 금융거래가 정상화되고 기아와 계열사의
영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말한다.

경영권에 집착한 경영진 때문에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화의상태에선 금융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채권확보도 사실상 불안전하다.

법정관리를 통해 경영진을 물러나게 하고 추가자금지원도 해야 한다.

출자전환 등의 방법을 통해 금융조건을 완화해주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일부 은행장들이 빨리빨리 기아를 처리하자고 한다.

법정관리로 갔을때 노조와의 문제 등이 있을수 있으므로 채권단과 정부가
신중히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 라응찬 신한은행장 =기아는 법정관리가 좋다.

대손충당금의 손비인정 범위를 한시적으로나마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신명호 행장 =기아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절충안도 가능하지 않는가.

예를들어 기아자동차의 화의에는 동의하고 자금지원도 해주되 아시아 기산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법정관리후 제3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해볼수 있다.

그래야 기아의 명분도 살지 않는가.

<> 윤증현 재경원 금융정책실장 =금융이 제도나 법을 통하지 않고 관행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대손충당금 손비인정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이 좀더 소신있고 당당하게 대응하고 채권은행장들의
자율협의도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오늘 오후부터는 주식도 좀 사줬으면 한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