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채권은행장 회의에 참석한 윤증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얼굴을 감추며 황급히 회의장을 빠져 나가려 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상훈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도 자리를 같이했다.

"부실기업처리는 은행이 할일"이라던 정부관계자가 채권단회의에 직접
참석한건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윤실장은 뉴코아측에서 물품대금 교환내역을 받아 챙긴 후에야
은행연합회 비상구를 이용, 자리를 떴다.

-오늘 왜 참석했나.

"다 부도낼 수야 없지 않느냐. 협조차원에서 왔다"

-이번 협조융자로 뉴코아가 회생할 수 있나.

"뉴코아는 일시적인 자금난이다"

-추가대출은 필요없나.

"뉴코아는 11월과 12월중에 돌아오는 물대가 별로 없다.

당장 부도를 낼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부실기업 채권은행장 회의에 참석하나.

"기사적인 관점에서 묻지 말아 달라" (윤실장은 극구 인터뷰를 피하며
뉴코아 관계자에게 자료제출만 채근했다)

-어떤 자료를 요청하는가.

"회의관련 자료다.

그런 자료도 준비해 오지 않다니"(나중에 뉴코아측은 일자별 물대교환
내역을 제출했다고 설명)

-은행 등 금융기관들에 다시 특융을 주는가.

"특융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

금융기관들이 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특융을
지원할 것이다"

-규모는 얼마로 잡고 있는가.

"앞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