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백화점 직원들에게 친절비상이 걸렸다.

불경기로 장사는 안되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마당에 친절은 고객에게 덤으로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기업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
이다.

백화점들은 주부 모니터나 외부 조사기관에 용역을 주어 수시로 직원들의
친절도를 점검하고 사내에 친절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LG백화점 직원들은 "미스터리 전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벨이 울린후 얼마나 빨리 전화를 받는지" "인사말을 제대로 하는지"
"목소리는 밝은지" 등 18가지 항목을 주부모니터들이 측정해 점수를 매긴다.

부서별 점수가 매달 공개되고 시상과 경고가 뒤따르기 때문에 부서장들은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고민스러운 것은 주부모니터들이 고객을 가장해 전화하기 때문에 미스터리
전화인지 아닌지를 알수 없다는 점.

때문에 점수가 올라가려면 친절을 몸에 배게하는 수밖에 없다.

신세계백화점은 "SQ 21운동"의 하나로 벌이는 전화잘받기 인사잘하기 등을
외부 용역기관이 매주 점검한다.

부서별로 점수와 순위를 매겨 그 결과를 사내컴퓨터통신망과 방송으로
내보낸다.

현대백화점은 "CS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월 2회 암행점검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호텔 여행사 등 금강개발산업내 모든 사업부문이 대상이다.

고객을 가장한 외부용역기관 사람들이 백화점 매장이든 호텔이든 아무데나
들어가 사원들을 체크하고 있다.

< 류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