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지만 CIO(정보최고책임자)의 필요성이 커지고 그 역할이 중요해
질수록 CEO(최고경영자)가 정보기술(IT)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합니다. 의사
결정을 돕기 위해 CIO가 도입하는 다양한 정보툴에 대한 CEO의 이해가
없다면 그 활용에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죠"

동아건설 이근설(54) 이사가 밝히는 효율적인 CIO론이다.

실례로 미국정부가 활발히 추진중인 정보고속도로 프로젝트는 앨 고어
부통령의 정보기술에 대한 해박하고 분명한 지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론이지만 CIO는 경영학과 정보기술에 관한 지식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합니다. 기업내 모든 비즈니스를 정보기술을 통해 상호연결하는 가교로서의
역할이 맡겨진 만큼 두분야 모두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지요"

그러나 CIO 개념이 이제 막 도입되고 있는 국내상황은 아직 경영학이나
정보기술 어느 한편에 치우쳐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78년 전산실 창립멤버로 동아건설에 합류한 이이사는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CIO로 자리매김될 수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후 줄곧 전산분야에 몸 담으며 정보기술이
결합된 경영관리에 힘써온 까닭이다.

"중동건설 붐이 한창이던 70년대말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사업장에 파견돼
공정관리를 위한 업무전산화를 추진했던 일이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후 리비아 수로건설사업장에서도 전산 프로젝트를 담당했지요"

그는 이때의 경험이 동아건설의 종합문서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전자우편 전자게시판 전자결재 정보검색등 업무자동화를 위한
그룹웨어 "TODAY"와 일반문서 계약서 도면 프로젝트데이터 등의 관리를 위한
"문서관리시스템", 인사 자금.회계 공사 자재.장비 수주 견적정보관리 등
업무정보처리를 위한 "업무지원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스템은 각종 정보의 관리는 물론 유통및 공유의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건설업체의 특성상 일반적인 업무처리 외에 다양한
엔지니어링도면과 공사관련 히스토리 등의 데이터베이스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외 모든 사업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데이터를 관리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이이사는 현재 동아그룹이 지난 4월 첨단영상사업을 위해 창립한
DASS(동아실리콘스튜디오) 대표이사를 맡아 비주얼 컴퓨팅관련 교육에
힘쓰고 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