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앞다퉈 사업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기업
을 중심으로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97년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기업결합신고건수는 2백99건에 달했다.

9개월간의 신고건수로만 보면 작년과 같지만 올해부터는 기업결합신고기준이
자산총액 2백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크게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실제 기업
결합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대 그룹의 경우 정보통신 유통등 유망산업과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유치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올들어 9월까지 기업결합신고건수가
1백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건)에 비해 무려 44.3%나 증가했다.

30대 그룹중에서도 삼성(14건) 대우(10건) 현대(8건) 선경(8건) 등 상위
그룹에서 기업결합이 더욱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은 기업결합을 통해 주로 정보통신 유통 금융 운수.창고 등
신규유망 서비스업종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총신고건수중 제조업으로의 진출은 34.4%인데 비해 서비스업으로 진출한
기업결합건수는 65.6%에 달한다.

기업결합은 주로 기존 사업부의 독립이나 신규진출을 통한 회사신설, 주식
취득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9월까지 회사신설은 1백18건, 주식취득 1백6건, 합병 49건 등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과 개방이 급진전되고 주식대량취득 제한규정이
폐지돼 기업결합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며 "건전한 기업결합의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