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내에서 무역정보를 얻거나 현지 금융시스템을 활용,
제3국 수출시장을 뚫는 등 미국을 거점으로 한 중계무역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현지법인인 현대아메리카는 16일 미국의 엔지니어링회사인
에코텍사와 연계, 인도에 6천5백만달러 규모의 복합화력 발전소를 짓기로
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현대 관계자는 인도 등 서남아의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미국의 엔지니어링
설계 금융기관들이 깊숙이 연루돼 있어 서남아 현지에서 보다 미국에서 관련
정보를 입수, 공급권을 따내는 일이 훨씬 지름길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또다른 엔지니어링 업체인 스톤 앤드 웹스터사를 통해
인도 파키스탄 등지에 대한 플랜트 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경아메리카는 뉴욕의 러시아계 무역 에이전트를 개발, 구소련권에 연간
2천5백만달러 규모의 비디오 테이프를 수출하고 있다고 발혔다.

선경이 뉴욕을 거점삼아 러시아에 물건을 내보내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경우 외환사정이 좋지 않아 대금결제에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밖에 LG아메리카는 사출기 화학제품 등을 뉴욕 에이전트와 연계,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에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하고 있는데 이어 공작기계 건설
장비 등 플랜트를 중남미 동남아 등에 내보내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LG관계자는 "석유화학 플랜트 등 중화학 프로젝트와 관련된 무역정보가
세계적 엔지니어링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휴스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 몰려
있다"며 "한국상품의 대미수출 확대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신 이들
정보를 활용, 제3국 수출루트를 적극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