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이 초우량기업을 제외하곤 사실상 대출창구를 막아버린 탓에
비교적 탄탄한 중견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들은 자회사및 부동산 매각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러나 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여신담당자들은 "기업들이 하기 나름"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이 밝히는 신뢰 확보방법을 정리, 소개한다.

<> 오너가 직접 나서라 =일단 자금수급에 적신호가 켜진 기업은 오너가
직접 나서야한다는게 금융계의 주문이다.

오너만이 모든 것을 결정할수 있는 만큼 그들이 직접 자구계획 등을 설명
해야 믿을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은행들이 협조융자를 결정한 해태그룹의 경우 박건배 회장이
직접 은행장들을 만나 설득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과감한 자구노력의지를 확실히 보여라 =최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대부분이 앞다퉈 자구계획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계획중 상당수는 실현가능성이 없거나 별 효과가 없다는게
은행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일단 위기에 몰린 기업은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물건을 먼저 팔아
확실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 뉴코아가 기업의 뿌리라 할수 있는 본점을
처분, 자구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 그 좋은 예.

<>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담보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부동산을 갖고 있다해도 팔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

따라서 추가대출을 받기위해선 계열사의 주식이나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유가증권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

해태타이거즈나 온세통신 등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해태그룹이 대표적
이다.

<> 있는 사실을 그대로 설명하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재무제표보다 루머를 더 믿는게 요즘 현실.

따라서 기업의 현 상태를 그대로 설명한뒤 협조를 구하는게 좋다.

<> 조그만 금융기관에도 신경써라 =요즘 기업부도는 제2, 3금융권의 자금
회수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은행에만 매달려 추가대출을 기대하고 있다간 엉뚱한 금융기관에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