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 남원점의 김성철 점장은 회사내에서 지역밀착 마케팅의 대가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주변 상인들의 반발과 지역주민들의 적대감을 무마하고 인구 5만명의
소도시에서 할인점을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의 마케팅전략은
경쟁업체에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이다.

E마트 남원점의 영업환경은 여러가지 점에서 기존의 할인점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요일에 관계없이 남원에 5일장이 서는 4일과 9일에 가장 붐빈다는
점이 다르다.

남원 장날에는 손님이 두배로 늘어난다.

고객의 상당부분이 남부여대하고 장보러 온 사람들이란 얘기다.

할인점을 처음보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장날이면 별의별 질문이 다
쏟아진다.

"할인점이 뭣하는 곳이여" "화장실이 워딘감"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질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답을 해야 한다.

자칫 인상을 찌푸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잘못해 장보러온 할아버지들에게 밉보이기라도 하는 날이면
곧바로 소문이 돌아 면단위 마을의 손님은 다떨어져 나간다.

김정잠은 고객구성상의 특성을 감안해 무엇보다도 많은 시간을 직원들의
예절교육에 할애했다.

김점장은 또 남원의 특산물중 하나인 질그릇을 E마트 전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는 등 E마트 남원점이 지역경제와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점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할인점 매출에 별도움이 되지 않는 삽 쇠스랑 괭이 등 농기구를 입점시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뿐만이 아니다.

김점장은 주민들과 거리를 좁히기위해 남원시민노래자랑 가족대항완구조립
대회 등과 같은 이벤트를 마련하고 배드민턴장도 개설했다.

그렇게 해서 김점장은 개점 6개월만에 E마트를 광한루 다음가는 남원의
명소로 바꾸어놓았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