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어떤 기업에 돈을 잘 빌려줄까.

당연히 신용평가가 높은 기업에 먼저 대출해준다.

그렇다면 기업의 신용은 어떻게 점수를 매길까.

기업으로선 이 심사방법을 사전에 알아두면 훨씬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대학입시도 전형방법을 잘알아야 높은 점수를 딸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

일단 중소기업엔 평가방법이 일반기업과 다소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자.

이는 지난해 2월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가 "중소기업신용 평가표
운용기준"을 별도로 만든데 따른 것.

중소기업에 대해 평가법을 따로 두기로 한 것은 이들의 경우 재무제표를
작성하는데 취약하기 때문.

따라서 비재무항목의 평가비중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

과거실적보다는 거래조건, 업종의 유망성, 사업성 등에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심사 점수표 (기업체종합평가표)에선 자기자본비율 및
매출액 경상이익률등 8~12개의 재무항목 점수를 70점으로 정해놨다.

그동안 영세기업으로선 이 점수를 제대로 딸 수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세기업에 대해선 재무항목의 점수를 35점으로
내렸다.

반면 거래조건, 판매안정도, 품질 및 거래조건, 은행거래상황,
경영자능력 등 14~16개 항목의 점수를 65점으로 크게 올렸다.

여기서 영세기업이란 총자산 5억원이하를 가리킨다.

이같은 혜택은 총자산 60억원미만의 중소기업들에도 주어진다.

이들 중소기업은 재무항목이 55점, 비재무항목이 45점이다.

영세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은행창구에서 점수를 잘 따려면 무엇보다
사업계획서를 잘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정책자금을 지원받으려 할때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사업계획서가 필수.

이같은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을 때 85점이상을 맞으면 모든 자금을
신용으로 빌릴 수 있다.

물론 대출한도도 소요자금 전액까지 가능하다.

75점에서 84점사이는 상업어음할인 팩토링대출 무역금융 LC발행
DA.DP매입 등에 대해선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65점에서 74점사이 기업은 일반자금대출 당좌대출등에 적금대출 등의
경우 소요자금의 50%만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은행은 정해진 규정대로만 대출해주지 않는다.

막상 창구에 가면 아무리 우량기업이더라도 일단 담보를 제공할 것을
종용한다.

이런 때엔 이 "신용평가표 운용기준"을 얘기하면서 신용으로 해줄 것을
부탁해보자.

평점이 조금 모자라 담보를 제공해야 될 상황이라면 신용보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용보증기금등에서 신용보증을 받아 은행에 제시하면 된다.

중소기업 여신운용규정에 적용을 받으려면 당연히 중소기업범위에
해당돼야 한다.

중소기업기본법 2조에 규정된 "중소기업"이란 업종별로 상한선이 크게
다르다.

보통은 종업원 3백명이하가 중소기업인데 비해 전자부품등은 종업원
1천명의 업체도 중소기업에 속한다.

총자산 상한선도 업종에 따라 심하게 차이난다.

따라서 자기업종의 상한선이 어떻게 되는지 기억해두는 것이 금융 및
세제혜택을 받기에 편하다.

현재 연면적의 50%이상이 임대돼 있는 빌딩은 은행에서 담보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또 건물의 50%이상이 여신금지업종에 제공되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에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는 이런 건물도
담보로 인정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으로서 보다 우수한 자금을 조달하려면 이 정도 규정은 알아두는
것이 기본.

이치구 < 중소기업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