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및 낚시대는 한때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의 종주국까지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품질도 웬만큼 괜찮고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의 저가공세로 사양산업으로까지
치부되며 코너에 몰려있다.

선진국의 기술과 후발국의 가격경쟁력 사이에 끼여 쇠퇴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릴을 주력으로 하는 반도레포츠(대표 정종오)는 기술과 품질로
승부하며 험난한 시장을 헤쳐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로프로파일베이트케이스란 릴은 세계최고 제품을 향한
반도의 집념과 기술이 응어리진 제품.

최근 미국의 유명한 레저용품업체 제부코로 부터 대량주문을 받아
기술력을 인정받게한 효자제품이다.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의 다이와, 시마노사에 못지 않다는
호평을 받아놓고 있다.

초경량 알루미늄 소재에 원심브레이크기능, 실꼬임 방지 라인롤러, 흔들림
방지용 로터리밸런스등 세계최고라는 첨단기술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제품.

또 브리사라는 릴신제품은 유럽에서 호평을 받아 수출기반을 넓혀가는
중이다.

바로 이같은 첨단제품의 연이은 개발과 출시가 후발개도국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반도의 비결이다.

지난 92년 설립이후 매년 20%의 성장율을 기록하며 올해 3백65억원의
매출을 예정하고 있는 탄탄한 회사로 성장하게 된것도 기술중심 경영의
결과.

수출은 지난해만 1천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반도에 날개를 달아준 사건은 낚시등산등 레져업계 최초로
ISO9001을 받게 된일.

그것도 세계적 인증기관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의 듀프라인란트로
부터 인증을 받아냈다.

이회사 정종오 사장은"고가제품 개발로 일본을 따라잡으면서 가격은
비교적 낮게 유지하는 전략이 오늘의 반도를 있게 한셈"이라며 "앞으로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노력을 더욱 치열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의 성장궤도를 살펴보면 곳곳에 성공요인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수
있다.

창업초기에는 일본제품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물건을 만들려고 애를
쓰기도 했지만 기술축적으로 지금은 한발 앞서나가는 제품개발이 목표다.

기획과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의 처지를 뒤집어 외부전문가를
활용하는 것도 이회사의 노하우.

국내제품의 가장 큰 약점인 디자인 개발을 위해 한국디자인포장센터와
경희대교수팀으로 부터 중점 지원받고 있다.

또 기술분야 개선을 위해 부산대 공대팀과 적극 협력해 릴기어 개발에
나서는등 외부지원 효과를 톡톡이 보고 있다.

이같은 기술경영은 내년초 설립될 사내 기술연구소 설치로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기존 연구시설과 사내인력 20명이 뛰어들 연구소는 제품 품질은 일본과
대등하게 가격은 싸게 한다는게 설립목표다.

이와함께 올초 자체브랜드로 만든 바낙스(BANAX)를 세계피싱쇼 참관등으로
널리 알려 세계상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같은 계획은 올해 수출분의 절반이 바낙스브랜드로 나가고 있어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또 미국등 30여개국에 이르는 수출지역마다 1국가 1에이전트제를 운영하고
거래규모도 1백만달러 수준으로 유지해 광역수출망에 치중하는 것도 상품을
널리 판매한다는 반도의 수출전략이다.

반도레포츠는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2002년까지 수출 5천만달러,
매출 1억달러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는 곧 세계시장에서 정상급으로 올라선다는 의미다.

정사장은"정밀기술에 의한 부품결합체인 릴의 품질향상은 많은 납품업체의
기술력이 동시에 뛰어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살길은
수출확대라는 생각 하나로 반드시 일본기술과 대등하게 설것"이라고
다짐했다.

LG상사 산하 반도스포츠에서 독립한 1백여명의 사원이 4억원의 퇴직금으로
시작한 반도레포츠는 주주이자 종업원인 사원들의 똘똘뭉친 주인의식도
성장의 한 비결이라는게 업계의 평판이기도 하다.

<인천=김희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