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업무이익이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대기업 부도 증가로 인해 받지 못하는 이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MMDA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 판매 등으로 예대마진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3, 4분기까지 시중은행들의 업무이익을 집계한 결과
국민 주택등 일부 시중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들은 이익신장세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시중은행들이 적자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특히 연말결산에서 기아 한보 등 부실여신에 대해 막대한 대손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다 증시침체로 인한 대규모의 유가증권 평가손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업 한일은행 등의 업무이익은 사실상 전년수준에 그치고 있고 조흥
외환은행 등도 당초 목표치엔 크게 미달하고 있다.

후발은행 중에선 동화 대동은행이 전년수준보다 밑돌았으며 한미 하나은행
등도 이익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보람은행의 경우 3, 4분기까지 6백40억원의 업무이익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백90억원 늘어났으나 기아에 물린 부실여신이 많아 연말 수지
전망이 불투명하다.

제일 서울은행 등은 자료공개를 거부했으나 1천5백억원안팎의 업무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별로는 주택은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천5백84억원 늘어난 3천5백72억
원의 업무이익을 기록했으며 국민은행도 4천6백88억원을 나타내 1천13억원
증가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