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가격 폭락으로 무역채산성이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8월중 순상품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수출단가를
수입단가로 나눈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72.8(95년 1백기준)에 그쳐 현행
교역조건 계산방식이 도입된 지난 88년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올들어 1월부터 8월까지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79를 기록,
연간 교역조건지수가 사상처음으로 7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지난 88년 1백3.4에서 92년 98.2로 하락했다 94년
1백3.7까지 상승한 후 95년 1백, 96년 87.7 등으로 다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무역채산성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된 것은 수출품가격이
수입품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8월중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 가격이 지난 95년에 비해 69%나 폭락하는
등 전체 수출단가는 평균 28.1% 떨어졌다.

이에 반해 수입단가는 곡물(25.1%), 원유가격(15.6%) 상승의 영향으로
평균 1.2% 하락하는데 그쳤다.

한은은 금년 1~8월중 무역수지적자 63억달러 가운데 절반 가량인 30억달러
가 이같은 교역조건 악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다행히 수출물량 증가로 월중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무역적자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