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지난달 29일로 종료되면서 10월들어
하루 어음부도율이 사상 처음으로 1%를 넘어서 2%에 육박하는등 고율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0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전자결제 조정전 금액기준)
은 기아에 대한 부도유예협약이 종료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0.69%에 이른
뒤 다음날인 지난 1일에는 1.71%로 뛰어올랐으며 2일에는 1.97%로 하루
어음부도율로는 사상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4일과 6일에도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각각 0.64%와 0.7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따라 10월들어 서울지역 하루평균 어음부도율은 지난 9월말까지의
하루평균 부도율 0.22%의 5.7배에 이르는 1.26%에 달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일 기아그룹 어음의 부도액은 4천6백억원으로 9월 한달간 부도금액
1조5천3백34억원의 30%에 달했으며 기아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부도유예
규모가 지난 8월말 현재 3조5천억원을 넘어서 9월 한달 부도총액의 2배를
초과했기 때문에 어음부도율은 고율행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으로
채권행사를 유예했던 것을 협약적용이 종료되면서 행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도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지난 1월중 한보 부도사태로 0.19%로 뛰어오른뒤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일어나면서 2월에는 0.23%에 달해 지난 82년
이철희.장영자사건당시의 0.29%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고 3월에는 0.22%로
다소 낮아졌으나 삼미 진로그룹의 부도 및 부도유예 여파로 4월에는 다시
0.23%로 상승했었다.

그러나 이들 그룹의 부도여파가 진정되면서 5월과 6월에는 연속 0.20%에
머물러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7월에는 기아의 부도유예사태로 0.22%로 다시 높아졌다가 지난
8월에는 0.19%로 다시 하락했으나 지난달에는 기아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종료되면서 부도율이 급상승, 월중 평균은 사상 최고치인 0.31%로
마감됐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