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기아사태 등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제일은행의 예금이 증가세로
반전됐다.

제일은행은 9일 "지난 9월8일 한국은행의 특별융자 이후 지난달말까지
고객수가 4만7천1백39명 늘어나고 가용예금(실제 자금화된 예금)도
약 4천3백억원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일은행은 특히 개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예금 자유저축예금및 가계
금전신탁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저축예금 자유저축예금은 2조4천8백88억원에서
2조6천2백12억원으로, 가계금전신탁은 3조1천2백26억원에서 3조1천3백98억원
으로 모두 1천5백억원가량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수도 9월8일 이전에 4백72만5천여명이었으나 4백77만1천여명으로
증가, 예금저변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10월1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근로자우대저축의 실적도 8일 현재
계좌수 9만6천 예금액 72억원을 달성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특융 1조원을 받은데 이어 예금도 이같이 증가세로 돌아섬에 따라
제일은행의 유동성은 거래대기업의 추가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앞으로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은 올해 1월말 한보철강 부도를 겪으면서부터 고객및 예금이탈에
시달리기 시작, 8월말까지만도 약 1조원이상의 예금이 인출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제일은행은 "한은특융을 계기로 정부의 각종 지원이 계속되고 있고 외국의
신용평가기관도 경영정상화에 대한 제일은행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신용등급을 종전대로 유지, 고객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제일은행은 또 직원들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야간영업활동 자원봉사활동
등 자발적은 노력을 펼친데다 패션통장 으뜸고객제도와 같은 새로운 상품
제도를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