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은 "지표상의 불황탈출"로
요약된다.

KDI는 내년 성장율을 올해(6.4%)보다 다소 높은 6.7%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적자도 96년 2백37억달러에서 내년에는 79억달러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극심한 불황의 늪에서 일단 벗어날 것이라는게 KDI를 비롯한
연구기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민간연구소들도 KDI와 엇비슷하게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KDI는 그러나 내년 성장은 내수위축과 투자부진속에 수출물량의 높은
신장세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체감경기는 그닥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교역조건은 70년대말 오일쇼크 당시의 수준까지 악화돼 기업의
채산성은 좀체로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 성장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절하가 지속돼 수출이 호조를 유지함에
따라 올 성장은 6.4%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에도 수출호조가 지속되고 소비와 투자등 내수가 회복세를 띄면서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소비도 올해 4.8% 증가에서 내년에는 5.5%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투자심리의 냉각으로 설비투자는 올해 4.4%의 감소세를 보일 전망
이고 내년에는 다소 나아지더라도 2.0%의 미미한 증가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 국제수지 =수출단가하락 등으로 올해 8.9%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수출은 내년들어 수출단가회복세과 환율절하 영향으로 13.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입은 설비투자 부진으로 올해 0.5% 증가에서 내년에는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8.0%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무역수지는 올해 46억달러 적자에서 내년에는 21억달러 흑자가
예상된다.

무역외수지는 올해 88억달러 적자에서 내년에는 1백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1백34억달러, 내년에는 79억달러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 물가 =내수부진과 국제 원자재가격의 안정으로 올해 4.4% 증가에 그치고
내년에는 내수회복 등의 상승압력으로 올해보다 다소 높은 4.5%에 이를
전망이다.

<> 경제운영방향 =부실대기업의 조속한 처리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회복
하는데 주력해야 하며 경기회복 촉진과 물가안정기조 유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기아사태등 금융불안으로 초래된 외환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고
환율의 신축적 운용여건을 조성, 해외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