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업계가 6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쌍방울그룹에 담보확보를 조건으로
여신회수를 당분간 자제하기로 함에 따라 쌍방울은 일단 고비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이날 18개 종합금융사 사장단 회의에서 쌍방울그룹측이 담보물로 제시한
무주리조트에 대해 상당수 종금사 대표들이 담보가치에 의문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또 은행 종금을 제외한 리스 등 제3금융권 여신이 2천6백45억원에 달해
이들의 자금회수 여부도 쌍방울 회생에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종합금융 안종원 전무는 "쌍방울그룹이 무주리조트를 종금업계에
공동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골프장 회원권 등 담보를 잡는데
따른 법적분쟁 소지가 있는 만큼 이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금사 관계자는 "무주리조트 외에도 대주주 주식 등이 담보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종금업계가 별도의 담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쌍방울그룹은 이날 종금사 사장단 회의에 참석, "무주리조트의 장부가는
7천1백90억원으로 산업은행 등에 잡힌 담보 8백93억원을 제외하면 담보제공에
문제없다"고 밝혔지만 종금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특히 쌍방울그룹은 이날 야구단과 골프장외에도 쌍방울지에프와 쌍방울룩
등 2개 계열사를 추가 매각하겠다고 밝혀 강한 자구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종금사의 여신회수 자제가 이뤄지더라도 그 기간이 쌍방울그룹측이
요구한 6개월~1년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종금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담보가치에 따라 최종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자를 낮춰달라는 그룹측의 요청에 대해서는 현행수준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대세여서 쌍방울그룹의 이자부담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쌍방울그룹의 경영상태도 문제가 될수 있다.

그룹측에 따르면 올 그룹의 현금수지적자가 1천2백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처럼 쌍방울 자체의 경영호전여부가 회생을 가름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쌍방울그룹에 해준 4천여억원의 종금사 여신 가운데 담보를 잡은
여신은 하나도 없으며 최근 아세아종금이 종금업계의 공동담보를 조건으로
50억원의 쌍방울개발 기업어음(CP)을 만기연장해 준 상태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