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꿈의 메모리 반도체로 불리는 F램은 만들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메모리기능에 필요한 강유전체박막이 섭씨 6백도 이상의 고온열처리를
필요로 하는 세라믹이어서 전극으로 사용할 마땅한 소재가 드물기 때문이다.

지금은 열과 화학적으로 안정한 백금으로 전극을 만들어 연구중이지만
이 또한 완벽한게 아니다.

백금박막은 실리콘웨이퍼에 잘 달라붙지 않아 별도의 접착층을 쌓아야하는
탓이다.

F램의 특성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백금박막을 실리콘웨이퍼에
직접 부착시켜야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문제가 있으면 해결사도 있게 마련.

동양중앙연구소 신소재연구실 전동일(37)박사는 최근 이 난제를 말끔히
해결하는 일대 개가를 올렸다.

아르곤과 산소를 섞어 백금박막을 증착하는 종전방식과는 달리
아르곤만으로 증착한 뒤 고온 열처리함으로써 백금박막의 순도와 부착력을
크게 끌어올린 것.

백금박막을 구성하는 결정의 정렬방향을 마음대로 조절할수 있는 점도
독보적인 것이다.

"F램은 물론 1기가(10억)비트 이상의 D램 제조시에도 적용가능합니다.

반도체생산공정이 간소화되는 것은 물론 적외선센서를 포함한 각종
전자제품의 품질개선과 소형화 경량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 기술은 사실 온도센서용으로 쓸 압전세라믹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물이다.

온도센서의 기판으로 종전의 알루미나가 아닌 실리콘웨이퍼가 최적일
것이란 아이디어가 번득였고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은 후 2년여간의 철저한
보안속에 엄밀한 검증작업을 거쳐 내놓게된 것이다.

기술적인 독창성은 이미 인정받아 국내는 물론 미국등지에서도 특허를
따냈다.

"당면한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틀에 얽매여서는 곤란하지요.

다른 영역과 결부시켜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는 현재 백금박막전극을 실리콘웨이퍼 위에 직접 증착시킨 제품을
국내외 관련연구기관에 보급, F램개발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D램의 대용량화에 관련된 연구를 마무리지어 "반도체한국"의 위상을
유지토록하는데 기여한다는 각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