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업계의 반도체"로 불리는 가축성장촉진제 라이신의 가격이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라이신은 돼지 닭등의 사료에 넣는 첨가제로 국내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30%선)이 반도체 만큼이나 높은데다 그간의 가격급등으로
생산업체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줘 사료업계에선 반도체 못지않은 효자
상품으로 인식돼왔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라이신수출가격은 현재 t당
2천3백달러대로 지난 6월의 5천달러에 비해 절반이하로 폭락했다.

올 1~2월 4천달러, 3~4월 4천3백달러, 6월 5천달러 등으로 급등세를
이어가던 라이신가격의 이같은 폭락은 미국 일본 등 외국업체들의 대규모
설비확충에 따른 공급증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최대 라이신업체인 미국 ADM사가 연산 16만t인 설비규모를 21만t으로
확대키위한 공사를 진행중이며 일본 아지노모토사도 미국 현지공장의
연산능력을 2만t에서 3만t으로 늘리기로했다.

이들 두회사의 설비확충은 내년 하반기 완료 예정이며 증설이 끝나면
전세계 라이신 공급능력은 현재의 40여만t에서 46만t으로 15% 늘어나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가격하락은 그동안의 폭등에
대한 자율조정으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연말에는 3천달러로
회복되고 내년 상반기에는 3천5백달러대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동남아 동유럽등의 라이신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미.일
기업들의 증설이 완료되더라도 공급이 넘치지는 않는다는게 그 이유다.

그는 또 "라이신의 생산원가가 t당 1천7백~1천8백달러이므로 현재의
가격에서도 충분히 이익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연산 8만t규모의 설비를 갖춘 대상공업(세원과 미원이
합병된 회사)이 유일하게 라이신을 생산하고있다.

제일제당도 연간 4만t의 라이신을 생산하고있으나 공장은 인도네시아에
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