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에서 회비를 받지못해
협회운영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여의도 기아사옥 지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안양실업이 임원식당에 외상사절을 알리는 방을 붙였다가 다시 떼는
촌극도 벌어졌다.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는 분기당 1억~2억원에 달하는 회비를 지난
2.4분기부터 내지 않았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쌍용자동차도 회비가 밀렸다.

협회는 이달중 인건비로 급여 8천여만원에 보너스 8천여만원을 합한
1억6천여만원의 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협회운영비는 1억원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협회는 자칫하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못줄까봐 속을 태우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회장단회의를 긴급소집했다.

회의소집명분은 연쇄부도위기에 처한 기아협력사 지원방안.

협회는 이자리에서 회원사들에 회비납부를 호소했다.

여의도 기아사옥 지하에서 기아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안양실업은 점심값 3백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임원들이 외상으로 먹고 아직 갚지 않은 것이다.

기아가 자구노력차원에서 진행중인 인원감축으로 일부 임원들이 기아를
떠났거나 자리를 옮겨 외상값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안양실업은 1일부터 외상을 사절한다는 방을 식당에 붙였다.

그러나 일부 임원들이 거부반응을 보이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방을
떼어냈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