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이 자구계획을 발표한 것은 무주리조트에 대한 무리한 투자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자금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쌍방울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무주리조트를 개장하던 91,92년까지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97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한국 개최가 확정되던 93년부터 대회
유치를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를 벌이면서 쌍방울은 자금난을 겪기 시작했다.

쌍방울이 무주리조트와 관련해 투자한 돈은 총 6천5백억원.

이중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관련 투자비는 절반이 넘는 3천8백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제2금융권으로부터 2천8백70억원을 빌려다 쓰는등 빚이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현재 쌍방울그룹의 총 부채는 매출액(8천1백22억원)을 훨씬 넘는 1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부분인 8천7백억원이 무주리조트 운영계열사인 쌍방울 개발이
빌려 쓴 돈이다.

더욱이 80%가 넘는 7천억원이 단기자금인 제2금융권 빚이어서 쌍방울의
자금난을 부채질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금융비용부담률이 "위험수위"로 불리는 8%대를
넘어서 9.1%까지 치솟았다.

지난 94년 19.4%였던 자기자본비율도 매년 하락, 지난해에는 12.6%까지
떨어졌다.

쌍방울개발도 지난해 1백62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영업이 악화일로를 걷게
되자 주력계열사인 (주)쌍방울이 93억원의 당기순익을 남기는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전체가 67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쌍방울은 그러나 현재의 자금난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가차원의 행사인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투자비를 민간기업이 모두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대회와 관련, 정부지원은 국고 25억원, 전북도 지방비 1백25억원 등
총 1백5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스키점프 건설비(3백8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돈이라는게 쌍방울의
설명.특히 이런 시설은 선수전용이기 때문에 일반에 공개할수도 없어 사실상
공공성향이 강하다는게 쌍방울측의 호소다.

이와관련, 민우기 쌍방울그룹 홍보이사는 "현재 16개계열사중 쌍방울상사,
쌍방울개발, 태영모방 등 3개사를 제외하면 모두 흑자를 내는 건실한 기업"
이라며 "금융단의 지원만 있다면 충분히 회생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쌍방울의 자금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어 회생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 노웅/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