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3.4분기까지 창업기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정보통신
관련분야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종에 몰리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벤처기업 설립붐에 힘입어 전기전자 기계 금속 화학등 제조업분야의
창업이 활기를 띤 점도 눈에 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부도여파로 창업이 부진했던 광주와 대전지역은
창업의욕이 되살아 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가장 활발한 창업세를 보였던 대구는 창업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또 부산은 전국적인 창업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창업이 감소, 이 지역 경기침체의 골을 짐작케한다.

본지가 3.4분기까지 전국 6대도시의 창업추세를 조사한 결과 서비스업종
창업(2천6백87개)은 지난해 같은기간(1천3백82개)에 비해 94.2%라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며 유통업(2천4백24개)을 앞질렀다.

특히 서비스업종가운데서도 부가통신사업과 컴퓨터소프트웨어개발
네트워크시스템설계 등 정보통신 관련분야의 비중이 커져 정보통신이
핵심산업으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전기전자 기계 금속 화학업종의 창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기간동안 전기전자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6백39개에 비해 33.2% 증가한
8백51개를 기록했다.

기계업종도 3백47개에서 5백50개로 58.5%나 증가했으며 금속도 49개에서
2백12개로 4배이상 껑충 뛰었다.

화학도 1백84개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백35개에 비해 3분의 1이상
증가했다.

이는 최근 벤처기업 설립붐으로 이들 업종에 대한 창업의욕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벤처육성정책과 공장설립규제 축소등 정부의 제조업 육성정책도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벤처기업 창업붐이 미국경제 회복의 밑천이 됐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이같은 추세는 우리경제의 회복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서비스를 크게 앞질렀던 유통업은 지난해 같은기간
(2천1백82개)보다 11.1% 늘어난 2천4백24개에 그쳐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지
못했다.

이는 대형유통업체들의 가격파괴경쟁 등으로 유통업 전체의 사업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유통업과 함께 창업의 주류를 이루는 건설(1천5백6개)과 무역
(1천41개)도 각각 23.4%와 18.8% 증가에 그쳐 전체 창업증가율(25.4%)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1백9개를 기록했던 농수축산은 올해는 24개로 크게
감소, 농촌으로 다시 복귀하는 U턴현상이 시들해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관광운송도 지난해 같은기간 3백60개에서 올해는 2백74개로 급감,
경기부진으로 여행경기도 얼어붙었음을 시사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을 제외한 전지역의 창업이 증가했다.

부산은 지난해 같은기간 1천1백11개에서 올해 9백91개로 줄어 신발및
섬유경기의 위축으로 이 지역 경기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면 지역 대기업들의 부도로 지난해 창업이 크게 위축됐던 광주와 대전은
모두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0%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구(7백56개에서 8백9개로 증가)와 인천(7백13개에서 9백40개로)도
지난해에 이어 견조한 창업증가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선 3.4분기까지만 이미 1만1천5백82개사가 새로 문을 열어 지난해
전체(1만1천5백75개)수준을 넘어섰다.

전국적으로는 창업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25%가 넘는 높은 창업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로는 신설법인수가 2만개를 돌파,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