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개인휴대통신), 고속문자호출,디지털TRS(주파수공용통신)등 첨단
이동통신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말기의 양산및
국산화가 늦어져 소비자들의 불만이커지고 서비스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따라 당초보다 소비자의 가입시 비용부담이 늘어나거나 값비싼 외국산
단말기를 수입해야할 상황이 발생, 정부의 단말기 국산화정책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선호출업체들은 고속문자호출기 국산화가
늦어져 서비스 개시를 다음달말로 미뤘다.

또 아남텔레콤과 서울TRS등은 오는 11월부터 디지털TRS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지오텍사로부터 단말기를 전량 수입해야
할 처지다.

고속숫자호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서울 및 나래이동통신은 9월말부터
고속문자호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시스템연동방식등의 결정이
늦어져 스탠더드텔레콤과 팬택등이 오는 10월말께나 고속문자호출기를 양산
할 수 있어 서비스시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디지털TRS의 경우는 단말기에 대한 국내수요가 적어 지오텍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기로한 현대전자가 단말기 국산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않고
있어 국산화가 더욱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한편 한국통신프리텔등 PCS 3사는 예약가입자가 각사별로 60만씩 2백만명
에 육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는 10월말까지 공급될 PCS단말기는 35만대
내외에 불과해 최근 예약가입자를 달래기 위한 가입비면제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삼성 LG등이 시장초기에 단말기수급을 조절해 최대의 이익을 올리려
하고 있다고 양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이동통신서비스가 나올때마다 빚어지는 고질적인 단말기
수급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보통신부가 나서서 국내 공급및 수출상품화를
위한 단말기 수급 장기전략을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 김도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