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하는 시대에서 빌려쓰는 시대로"

최근들어 대여서비스가 급속히 다양화되고 있다.

보행기 아기침대에서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을 빌려쓰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한마디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대여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대여서비스라고 하면 각종 산업기기 자동차 컴퓨터 등이 고작이었다.

리스사 렌털사 등을 통한 비즈니스차원의 대여서비스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던 것.

그런데 최근들어 각종 생활용품, 레저.여행용품, 미술및 골동품, 화분및
실내정원, 유아용품 등으로 대여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인터넷정보저장공간 팬클럽등이 새로운 대여서비스 품목으로
개발되고 있다.

톡톡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끊임없이 성장하는 시장이 바로 대여서비스시장
인 것이다.

대여서비스가 이같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삶의 질의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경제적 사회.문화적 욕구는 급속히 증가하는데 비해 주머니사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여행용가방을 빌려쓰는 사람이 늘어나고 휴가철
이면 스키세트 비디오카메라를 임대해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수 있다.

특히 장기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물품이면서 고가품에 속하는 경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알뜰살림을 꾸릴수 있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아기침대의 경우 6개월에서 1년정도 사용하면 되는데 이를 사려면 30만원
이상 줘야 한다.

그러나 대여업체를 이용하면 8만원 정도에 빌릴수 있어 경제적이란 얘기다.

최근에는 경기불황과 맞물려 알뜰살림의 지혜를 짜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여서비스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가을철은 기업체나 각종 모임의 야외행사 이벤트 등이 많은 계절.

대여업체에서 장비를 빌려쓰면 큰 부담없이 모임을 가질수 있다.

미술품이나 인테리어소품을 빌려 집안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도 가을의
깊이를 즐길수 있는 한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예산에 대여서비스를 받을수 있는지 알아본다.

<> 생활용품 레저용품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생활용품과 레저.여행용품
은 종합대여업체인 한국훼밀리렌탈과 서울종합렌탈에서 빌릴수 있다.

생활용품은 갑자기 외국에서 귀국했는데 짐이 늦게 들어올 경우와 같이
긴급히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찾고 있다.

한국훼밀리렌탈에서는 제품가격의 5~7%를 대여료로 받고 있다.

3일간 빌릴 경우 전화기 1만원, 비디오카메라 4만5천원, VTR(4헤드) 3만원
등이다.

레저.여행용품의 대여료는 좀 더 비싼 편이다.

한국훼밀리렌탈의 대여료는 제품가격의 10%대.

3일간 빌릴 경우 무전기(5W짜리) 7만5천원, 텐트(5~6인용) 2만3천원,
바비큐그릴 1만7천원, 아이스박스 2만1천원, 여행용가방(대) 2만원,
여행용자전거 2만5천원 등이다.

이들 물품을 빌리려면 3~4일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한국훼밀리렌탈의 경우 5만원이상이면 배달해 주고 그 이하는 직접 물품을
가져 가야 한다.

<> 미술품 인테리어소품 =기업체나 가정의 실내공간을 장식할수 있는
미술품과 인테리어소품을 대여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술품은 동숭갤러리 하나로미술관 청담미술관 등 주로 갤러리에서 대여해
주고 있다.

동숭갤러리 미술은행은 작품가액이 1백만원 미만인 경우 한달 기준으로
가액의 3%, 1백만~1천만원의 작품은 2%, 1천만원 이상은 1.5%를 대여료로
받고 있다.

개인은 3개월이상, 기업체는 6개월이상 대여계약해야 한다.

6개월이상 계약하면 중간에 한차례 작품을 교체해 주고 있다.

하나로미술관은 다른 갤러리와 달리 회원제도 병행해 미술품을 대여하고
있다.

회비는 1백만원이며 언제든지 미술품을 바꿔 갈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여료는 작품가액 크기 무게등 여러 기준으로 산정하며 한달에 적게는
1만~3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정도다.

인테리어소품 전문대여업체인 인터프러스는 19세기 서구의 골동품을 주로
취급한다.

서부시대 마차와 사진기 축음기, 영국 빅토리아시대의 캐비닛등 모두
4천여점의 진귀한 골동품을 갖추고 있다.

30평 정도의 카페를 꾸밀 경우 월 40만원의 대여료를 받는다.

실내정원을 만들어 관리해주고 화분을 빌려주는 업체도 있다.

가나안식물원이 바로 그곳.

이 업체는 사무실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에 꽃 분수 연못등으로 정원을
꾸며 주고 지속적으로 관리도 해준다.

비용은 32평 아파트의 경우 매월 시공비(60만~1백만원)의 10~15% 정도다.

<> 유아용품 장난감 =아기침대를 전문적으로 대여하는 업체는 베이비랜드가
대표적.

이 회사는 보증금 5만원에 대여료 8만원을 내면 1년동안 아기침대를 빌려
준다.

서울은 무료로 배달해 주고 경기지역은 1만원, 다른 지방은 2만원의
운임료를 받는다.

침대는 원목으로 만든 인도네시아산 수제품이다.

체인사업을 하고 있는 장난감 대여업체는 장난감마을과 레코텍 등이다.

대여품목은 신체 정서안정 사회성발달 등을 돕는 기능별로 분류, 모두
2백50여가지의 장난감을 빌려 주고 있다.

장난감마을은 회원제로 운영한다.

일반회원은 입회비 1만5천원, 월회비 2만원을 내면 1주일 단위로 새
장난감을 빌릴수 있다.

<> 사무용품 =한국훼밀리렌탈과 서울종합렌탈은 리스회사가 취급하지 않는
소형 사무용품을 전문적으로 빌려준다.

한국훼밀리렌탈의 경우 대여료는 펜티엄급 PC가 한달에 30만원, 펜티엄급
노트북은 2주에 28만원이다.

일반용지를 사용하는 팩시밀리는 2주에 22만원, 복사기는 일주일에 26만원
이다.

<> 기타 =산소호흡기 자동모유유축기등 가정에서 사용할수 있는 의료기기를
전문적으로 대여하는 업체로 맥진메디칼을 들수 있다.

산소호흡기의 대여료는 월 16만원, 산모에게 필요한 자동모유유축기는 월
10만원.

전화회선과 여비서를 이용할수 있는 사무실대여업도 성행하고 있다.

사무실대여업은 주로 무역업자나 세일즈맨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밖에 무림교역은 건설현장과 각종 행사에 필요한 이동식화장실을 대여해
준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