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은 화의신청이후 1만8천여개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를 막기위해
판매촉진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나 은행의 신규지원
없이는 자금여력이 한계에 부닥칠수밖에 없어 고심중이다.

기아관계자는 "월평균 4천억원에 달하는 자동차판매대금과 부동산 등의
보유자산매각 외에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도 판매
확대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한다하더라도 조만간 한계에
부닥치게돼 결국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화의가 발표되기전에도 이미 기아가 발행한 어음은 금융기관들이 거의
할인해 주지 않았으나 화의신청이후 기아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짐에 따라
할인길은 사실상 막히는 꼴이 됐다.

<>.기아측은 기아자동차등 4개계열사 화의신청에 대한 은행권의 동의와
관련, 최소한 기아자동차만이라도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채무상환
조건은 채권단과 협의해 조정할수 있다는 신축적인 입장이다.

화의신청대상기업은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기아특수강 기아인터트레이드
등 4개회사.

기아측은 이중 기아자동차외에 3개회사에 대한 화의신청동의를 받지못해
이들이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어쩔수 없다는 것이다.

모체인 기아자동차만 정상화시켜도 승용차전문기업으로 존립할수 있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화의조건과 관련, 기아측은 신용채권(무담보대출금및 융통어음)은 2년거치
5년분할상환(연 6%), 담보채권은 2년거치 5년분할상환(연 9%), 상거래채권
(진성어음)은 원금만 18개월 분할상환으로 각각 제시했으나 은행측이 수정을
요구할 경우 언제든지 조정할수 있다고 밝혔다.

기아측은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기전까지 채권단과 이 문제를 놓고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기아측이 해외전환사채(CB) 등으로 조달한
해외자금은 채권 채무동결대상에서 빠져 언제든지 상환요구를 받게돼 이
부분도 기아의 자금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기아의 해외채무잔액은 기아자동차 기아정기등이 조달한 2억3천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기아관계자는 화의신청이후 해외기관들에 화의신청배경과 정상화계획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 양해를 구했으나 상환여부를 우려하는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화의신청과 관련된 기아의 향후 처리방향을 탐문하는 정도인 해외기관들이
만일 조기상환등을 요청할 경우 기아자금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
된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