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이 세계 굴지의 발전설비 엔지니어링회사인 미국 서전트&룬디사
를 인수한다.

이로써 한중은 발전설비 제작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엔지니어링
부문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게돼 최근 급팽창하고 있는 세계 발전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한중 고위관계자는 "작년말부터 서전트&룬디사의 인수작업에 들어
갔으며 최근 이 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한다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며
"세부협의를 거쳐 가까운 시일내 인수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전트&룬디사는 발전소의 설계 및 공정관리 토목공사 등에서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내 5위권 엔지니어링업체다.

현재 1천7백여명의 기술인력과 전세계적인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87년 영광원전 3,4호기를 설계했으며 이후
울진원전 3,4호기 건설 등에도 참여했다.

한중은 서전트&룬디사 인수를 계기로 앞으로 동남아 등지에서 발전소를
건설한뒤 이를 일정기간동안 운영, 투자비를 회수하는 EPC방식의 민자발전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중은 그동안 국내 발전설비를 독점 공급해왔으나 지난해 발전설비 일원화
조치가 해제되며 현대중공업이 신규진출한데다 올해엔 시장개방까지 이뤄지면
서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전략을 펼쳐왔다.

한편 한중 관계자는 "한중이 지분인수이후 서전트&룬디사의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게 되지만 현지정서 등을 고려해 회사명이나 경영진은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