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외국 바이어들이
잇따라 제품가격인하를 요구해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미 달러대비 원화가치가
8%이상 절하되면서 달러결제방식으로 제품을 사갔던 동남아 중남미 지역
바이어들이 최근들어 달러가치 상승분만큼 가격을 깍아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전자 및 섬유 등 수출업계가 가격협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환율이 안정적인 제3국의 통화로
수출대금을 결제받으려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백색가전제품을 공격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대우전자는 동남아 지역의
바이어들이 잇따라 제품가격인하를 요구해와 가격협상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우의 한관계자는 남미의 일부 바이어들은 환율상승에 따른 원자재 등
원가상승요인을 감안치 않고 제품가격을 내려주지 않을 경우 거래선을 다른
나라로 바꾸겠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 및 디지털제품(DVD) 등으로 중국 및 동남아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들 품목에 한해 현지 바이어들의 가격인하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있다.

자동차업계도 해외시장의 딜러들이 환율이 상승하면서 일본 자동차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판촉지원등을 집요하게 요구해와 환율상승이
수익성확대로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합상사업계도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달러결제방식으로 물건을
수입해가던 바이어들이 가격협상을 다시 하자고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
정상적인 수출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섬유 화학 및 전자제품 등 제조업체의 수출을 대행하는 종합상사의 수
출담당자들은 환율이 올라도 자신들의 가격협상폭은 늘어나지 않는데
바이어들의 가격인하요구는 집요해 평소보다 복잡한 협상과정이 필요하다고
(주)대우 관계자는 설명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