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윤성민 기자 ]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기아자동차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남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합작공장 준공식 참석차 터키를 방문중인 정명예회장은 21일
(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정부도 그간 기업이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되는
것을 장려해 왔던 만큼 기아자동차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계속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명예회장은 이어 아시아자동차가 분리 매각된다 하더라도 아시아자의
인수에는 관심이 없으며 기아특수강의 경우 정부의 몇가지 지원이 따르면
기아 현대 대우가 공동경영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정부가 억지로 현대에게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라고 한다면
몰라도 현대가 나서서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뜻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시아자동차 인수의향은 있나.

"현대는 아시아자동차가 갖고 있는 시설을 다 갖고 있다.

그러나 대우와 외국회사는 아시아 자동차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듣고
있다"

-기아특수강의 공동경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기아 현대 대우가 기아특수강으로부터 연간 8천3백억원어치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조2천억원의 부채가 있는만큼 정부와 은행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해주는
등의 지원을 해주면 2년후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기아사태의 해법은.

"기아는 모범적인 전문경영인체제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기업정책과도 맞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

-기아사태를 다루는 정부의 방법에 대해 말들이 많다.

"시장경제 원리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반드시 "공평하게"라는 단서가 붙어야 한다.

또 어떤 사건이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한다"

-최근 경제가 어려운데 해결 방안은.

"지난 87년 이후 민주화물결속에 퇴보한 근면정신이 하루 빨리 회복돼야
한다.

근로의식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노동법이 재개정돼야 한다.

일례로 해고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돼야 한다.

새 정권 출범 직후 이 일부터 해야 한다.

이자가 지금처럼 높아서는 사업을 할수가 없다.

금융시장 개방이 필수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