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가 빠르게 매듭지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4개 부품회사는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의 사표제출등을 전제로
정상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시아자동차는 채권기관대표자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까지 대우그룹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기아특수강은 산업은행이 채무를 유예해주고 현대와 대우가 공동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기산등 나머지 계열사는 법정관리후 제3자인수로 가닥을 잡았다.

이같은 처리방향은 지난 19일밤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주재로 열린
관계기관대책회의와 20일오전 류시열 제일은행장, 김영태 산업은행총재,
장철훈 조흥은행장, 신복영 서울은행장등 10개 채권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채권은행장회의에서 결정됐다.

그동안 기아자동차정상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던 김선홍 회장의
사퇴서제출문제도 김회장이 29일까지는 사퇴서를 제출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처리방향은 이번주중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처리방향이 최종 확정되기엔 여전히 변수가 없지 않다.

채권은행이 기아자동차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김회장사퇴서및
노조의 감원동의서제출 <>7천6백억원에 달하는 제3금융권의 채권행사유예
<>3조7천억원에 이르는 지급보증해소문제등이 아직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이중 노조의 감원동의서는 기아가 22일중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와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의 사퇴서제출도 정부와 채권단의 "전방위압박" 등으로 김회장의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29일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또 지급보증문제는 대우그룹이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보증채무도
떠안게돼 원만한 해결을 기대할수 있다.

문제는 제3금융권의 채권행사유예여부다.

채권단은 기아가 제3금융기관으로부터 유예동의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고 기아도 동의서를 확보하기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진로의 경우처럼 리스사 할부금융사 파이낸스사등 제3금융기관들이
동의서를 내놓고도 채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어 기아정상화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아자동차 =정상화쪽으로 결론이 났다.

채권단은 20일 열린 채권은행장회의에서 기아자동차의 <>원금상환을 1년
동안 유예해 주고 <>이자를 프라임레이트(연 8.5% 수준)로 할인해 주며
<>2천억~3천억원규모의 수입신용장 대지급금을 일반대출로 전환해 주는 한편
수요자금융도 재개하는 선에서 정상화에 동의키로 했다.

김회장의 사퇴서와 노조동의서가 제출되면 필요한 운영자금도 지원키로
의견을 모았다.

<> 아시아자동차와 기아특수강 =이미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대우그룹과 오는
29일까지 매각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대우가 일단 아시아자동차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인수한뒤 자산부채실사를
거쳐 최종 정산하는 "선인수 후정산" 방법을 채택키로 했다.

대우가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면 아시아자동차공장을 광주지역에 유지하고
기아자동차의 보증채무등도 떠안게 된다.

기아특수강은 대부분의 채권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원금상환을 유예한다
는 전제아래 현대와 대우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 기산과 기타계열사 =기산은 법정관리를 거쳐 제3자인수를 추진키로 했다.

기타계열사중 부채가 적어 회생가능성이 높고 주로 기아자동차의 부품을
생산하는 기아정기 기아모텍 기아전자 기아중공업등은 기아자동차와 함께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기아인터트레이드 기아정보시스템등은 법정관리나 제3자인수절차를
밟기로 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