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균 나산그룹 회장은 19일 최근의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형 경쟁을 지양하고 지식산업 위주의 경영 패턴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월례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기업생존을 위한 혁신방안과 경영철학"을 주제로한 강연을 통해
"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발상 전환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회장은 "매출 증가에 신경쓰거나 외양을 갖추기 위해 계열사를 확대해
가는 문어발식 경영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하고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만족시켜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이
가미된 "지식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소수 대기업만이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규모의 경제를
주도하도록 하고 대부분의 기업은 과학기술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지식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회장은 또 "이제부터는 인재들이 대기업에 몰리는 현상이 사라져야 하며
유능한 인력들이 직접 창업의 길을 찾아나설 수 있도록 사회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회장은 강연 말미에서 "우리나라는 73년 오일 쇼크와 80년대초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하는 등 위기를 헤쳐나간 경험을 갖고 있다"며 "위기는 또다른
성장의 기회임을 명심해 달라"고 조찬회에 참석한 2백여 기업 최고경영자들
에게 당부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