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툴러요.

짬나는대로 LAN망에 올라있는 경영실적이나 간부사원들의 인사관련사항,
증권소식 등을 찾아보는 정도지요.

핑게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컴퓨터앞에 오래 앉아
있기도 힘들어요.

하지만 회사 차원에선 앞으로 벌어질 외국 생보사와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지요"

유성근(59) 신한생명보험 사장.

컴퓨터 초보자를 자처하는 그이지만 지난 95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래
줄곳 차별화된 정보시스템 구축에 힘써온 신한생명 정보화의 산증인이다.

호스트컴퓨터 교체, 데이터 분산처리시스템 및 LAN 구축과 같은 외형적인
실적뿐 아니라 신한은행 현금지급기를 이용한 대출금 및 지급금 처리,
계약자에 대한 모든 지급금의 온라인 송금 등의 실질적인 고객서비스 개선에
이르기까지 전산관련분야에 관한 그의 관심은 실로 대단하다.

"아직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21세기 전자금융시대에 대비한 사이버마켓
구축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구상이 실현되면 사이버공간인 인터넷망을 통해 보험계약의
전과정을 처리할 수 있게 되지요.

이를 위해 시험삼아 설계사 2명의 개인 인터넷홈페이지를 회사지원으로
구축하게 했습니다.

실제 계약이 성사된 건 아니지만 5백건이 넘는 문의가 들어와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사장은 앞으로 정보화의 흐름에 누가 얼마나 충실히 부응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외국생보사와의 치열한 경쟁을 앞둔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정보화가 경비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마인드를 확산시키는 동기부여 차원에서 올해부터 전사원이 참여
하는 PC경진대회와 사무자동화(OA)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보험설계사에게는 핸드헬드PC(HPC)를 지속적으로 보급, 정보화를 강조하고
있지요.

따라서 사장인 제가 앞장서 PC를 가까이 두고 활용능력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상황입니다"

실제로 유사장은 요즘도 사내 전산실에서 1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간부사원
들을 위한 컴퓨터교육을 임원들과 함께 받고 있다.

생각만큼 잘되진 않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특히 본인은 애써 언급을 회피했지만 비서실관계자는 정보의 보고인
인터넷서핑이 가능할 정도의 컴퓨터 실력을 갖췄다고 전한다.

63년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을 통해 보험업계에 입문한 유사장은 한국전산
동아생명 삼성신용카드 국제생명을 거쳐 95년8월부터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 글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