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화자금 시장에서 "9월 대란"은 과연 발생할 것인가.

추석연휴가 끝나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9월 대란설의 현실화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힘은 들겠지만 대란은 결코 없다"는 반응이다.

먼저 월말 외화자금 사정 악화요인으로 꼽혔던 일본계 은행들의 동향.

이들 은행들은 반기결산에 대비,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면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외화자금을 돌려받아야 할 상황이다.

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재대출이 안될 가능성까지 대두, 대란설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이 불안은 30일 하루만 지나면 완전 해소될 전망이다.

개별접촉을 통해 30일에만 메워주고 재대출 받는 방안을 마련한 은행들이
상당수이기 때문.

홍콩의 IMF총회에서 국내 은행관계자들이 설득전을 벌일 계획임을 감안하면
안도감은 훨씬 크다.

국내 외화자금 사정도 이달초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산업은행이 15억달러어치 채권 발행에 성공했고 수출입.기업은행도 조만간
해외차입에 나선다.

SBC워버그 은행의 크레디트 라인(대출한도) 확대 발표로 자금여력도 커졌다.

여기에 일부 시중은행들이 추진중인 정부 지급보증 형태의 해외차입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훨씬 좋아졌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최대과제는 "30일 하루 넘기기"로 바뀌었다.

외환당국은 외화자금 여유분으로 상환용 자금수요를 무난히 막을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앙은행 지원은 안써도 될 카드로 여기는 눈치다.

산업은행의 차입금(15억달러)가 활용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CP상환용을 빼면 단기적으로 7억달러의 여유가 생긴다"
면서 "한은 수탁금까지 합하면 지원 가능규모는 12억~13억달러"라고 설명
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사태추이를 보면서 구체적인 지원사항을 결정하겠다는
느긋한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일본계 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자금은 이달초 파악
당시 보다 줄었다"며 "산업은행의 여유자금으로도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홍콩 싱가포르의 NDF(역외선물환)시장의 원화 선물환가격은 최근
1년물의 경우 9백70~9백76원대로 이달초 달러당 1천4원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30원이상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의 1년물 선물환도 같은 기간 9백59원에서 9백55원으로 하락
했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