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해외현지법인의 수익성이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
보다도 크게 낮아 기업들의 해외경영도 ''속빈 강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해외투자기업의 영업활동
분석" 세미나에서 하병기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외에 투자한 6백43개 국내기업(해외법인 8백12개)의 매출및 고용등 영업
활동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대비 순익율이 평균 0.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평균으로도 0.5%의 취약한 수익구조를 나타냈다.

이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대비 순이익율 2.3%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것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기업들의 해외직접 투자실적과 비슷했던 일본의 70년도
매출액 대비 순익율(1.3%)에는 턱없이 못미치고 있어 수익성 향상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별 매출액 대비 순이익율은 광업(8.3%), 펄프 종이(17.2%), 사무기기
컴퓨터(8.8%), 의료 정밀기기(17%) 등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인 반면
목재, 숙박업 등은 7%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전자통신, 도소매업은 해외현지법인이 국내 모기업보다 오히려 수익률이
낮은 반면 섬유및 의류 모피업, 광업 등은 해외현지법인이 모기업보다 장사
를 훨씬 잘하고 있었다.

해외현지 법인에서 생산된 제품의 판매현황을 보면 제3국 수출이 53.8%,
한국수출이 21.6%였다.

특히 현지에 판매하는 비율은 24.6%로 일본(69.1%), 미국(65.7%) 등
선진국 기업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현지 마케팅 능력이 크게 부족한 형편
이다.

또 제3국 수출도 일본의 경우 아시아(30.7%), 북미(24.6%), 유럽(37.1%) 등
지역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기업의 경우 북미지역에 편중
(95.9%)돼 있어수출지역 다변화가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는 흑자를 보인 반면 유럽지역에서는
적자를 나타냈다.

그나마 흑자를 보인 아시아 지역에서도 매출액 대비 순익율이 0.3%로 일본
기업(2.1%)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국내기업의 최대 투자처인 중국에서의 순익율은 일본기업의 경우
3%에 달하는 반면 한국기업은 1%에도 못미쳤다.

이와함께 선진시장인 유럽에서는 매출액 대비 순익율이 마이너스 0.3%로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해외투자기업들의 영업활동은 국내 총 수출을 9억5천만달러 증가
시키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따라 수입 6억달러 증가, 국내기업 해외진출에 따른 수출 대체효과
1억3천만달러를 고려할때 전체적으로 2억2천만달러의 무역수지를 개선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